창립선언문

광복70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를 보름여 앞두고 우리는 평화통일시민행동의 창립을 선언하기 위하여 여기 모였다.

55년 분단 반세기의 질곡을 넘어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제시한 6.15 남북공동선언이 탄생한 지 15년이 되어간다. 우리는 끊어진 조국의 혈맥을 잇고 파헤쳐진 불신과 감정의 골을 메우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갔던 그 때를 기억한다. 대결 속의 증오와 적대를 내려놓으니 화해의 감동과 기쁨은 배가 되었다. 통일된 미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닫힌 상상력이 열리고 겨레의 가슴이 설레었다. 어둡고 답답했던 우리 민족에 그만한 환희와 감동이 또 언제 있었던가.

그러나, 가다서다를 반복할지라도 꾸준히 전진하고 있던 평화통일 가도에서 지난 5년은 대결과 반목의 시절로의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던 곳에서 총포소리가 들리더니 교류와 협력이 죄다 끊기고, 대화마저 차단되었다.

냉전시대 대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세력은 남북 간에 증오와 적대를 부추기고 있다. 분단과 적대를 상기시키며 대결을 고집하는 그들은 분단을 핑계삼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구태마저 서슴지 않는다.

지금 동북아시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을 위한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역내 패권 강화를 위해 주변국을 압박하고 있다.

자칫 잘못 휘말리면 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백척간두에서 우리 정부는 시대착오적 한미일 동맹에만 매달리며 자주외교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있다. 이미 수 십년 간 행사해 보지 못했던 전시 작전권을 돌려받기를 포기하였다.

지금 우리는 강대국 패권 대결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동북아시아 지역 내 평화를 이끌어내는 국가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남북의 대결은 평화를 희생하고도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질 수밖에 없으며 강대국에 끌려 다니는 종속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역사는 말한다. 우리 민중의 피땀으로 건설한 민주주의가 남북 대결로 퇴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근대 이후 우리 역사에서 우리 민중은 역사의 퇴보를 용납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독재의 서슬 퍼런 총칼 앞에서도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켜내기 위해 물러서지 않았으며 오늘날 광장에 모인 성숙한 시민의 모습은 그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웃을 돌아보고 사회를 걱정하며 남 일을 내 일처럼 돌보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민생의 위기 앞에 역사의 장면처럼 거리에 나서고 있는 우리 시민이 평화와 통일의 주인으로 나설 수 있도록 평화통일시민행동은 그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잠시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잠재된 시민의 힘을 일깨우자. 민족의 화해와 단합으로 여는 통일된 미래의 밝은 청사진을 들고 대결과 적대, 반민주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평화 민주, 민생의 새 정치를 행동하는 시민과 함께 열어나가자.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7.4 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에 담긴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의 합의정신을 지키고 그 실현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남북 간 대결을 부추기며 평화적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과 그들의 논리를 온 시민과 함께 배격해 나갈 것이다.

시민 스스로가 남북 교류협력의 주인공이 되어 통일의 역사를 직접 써 나갈 것이다.

2014년 12월 13일
평화통일시민행동 창립준비위원 일동